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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다니는 것들

아퀼라300(GV300S) 통영 한산도 바이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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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주는 느긋함을 외면하고 이른 아침 6시에 눈을 뜬다. 친구와 함께 한산도로 바이크 여행을 계획하였기 때문이다. 오토바이로 부산에서 한산도까지는 대략 3시간 정도 예정해야 한다. 육로 이동 2시간 30분, 배편으로 30 분 이동. 이렇게 하면 아름다운 섬 한산도에 당도할 수 있다.

1. 강서체육공원

여정은 강서체육공원역에서 시작했다. 필자는 일찍 도착해서 스탠바이하고 있었고, 친구는 늦었다. 사실 이런 투어는 팀원 모으기 힘들다. '아침 6시 40분까지 출발지로 집결하시오'라고 하면 민원이 들어오는 투어다. 그래서 만만한 사람하고 간다. 사람들은 가까운 곳에 가볍게 다녀오는 근거리 투어를 선호한다. 장거리 투어는 혼자 가거나 친구랑 가면 좋다.

 

뻘춤한 표정의 아퀼라 라이더

부산에서 통영까지 경로는 가락-진해-마산-진동-고성-통영 순이다. 늘 가는 코스다.

오전 10시 배를 탈 요량으로 최선을 다해서 법적인 기준의 속도 안에서 미친 듯이 달렸다.

 

부산에서 통영간 코스 

오전 일찍이라 가는 길은 매우 수월했다. 도로에 사람도 차도 없었기 때문에 시원한 라이딩으로 더위를 날리면서 달린다.

친구의 아퀼라300 엔진 길들이기가 막 끝난 상태라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왜 그러는 거니 하면서 달렸다

2. 휴식

2시간 40분을 쉬지 않고 달리기는 배설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한다.(필자는 최고 3시간까지 안 쉬고 달려보았다. 그 후론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사실 오토바이는 장거리 여행 시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 라이더가 지치고 오줌이 매렵다. 그래서 쉬는 것을 추천한다.

 

각성을 도모하기 위해서 '아아'로 뇌를 깨운다.

친구는 커피와 삼각김밥으로 허기를 달래본다. 필자는 일찍 일어나도 밥은 묵고 다닌다.

"야 우리 10시 배 타겠나?"

"맞재? 힘들겠재? 고마 담 배 타자?"

급하게 이루어진 딜이다. 다른 말로는 포기라고 한다. 그래서 고성까지는 편안하게 달렸다. 추격당하듯이 하는 라이딩은 추천하지 않는다.

3. 통영

아퀼라300 두 대가 그렇게 달려서

통영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했다.

 

통영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한 아퀼라300

도선료는 왕복 38,000원(성인 2명과 300cc 바이크 두 대)이다. 매우 저렴하다.

이곳에서 주력으로 영업을 하는 선사 2군데 중에 필자와 친구는 농협 배에 올랐다. 이유는 10시 배를 놓쳤기 때문이다. 다행히 농협에서 운영 중인 카페리 선에 선적할 수 있었다.

4번 터미널에 대기 중인 두 대의 아퀼라300S.

깔끔한 디자인이 주변 풍경과 매우 저렴하게 어울린다.

 

 

배가 들어온다.

일일이 스캔하고 표를 확인하고 선적을 한다.

 

특별한 고정 장치 없이 그냥 집어넣고 세워두면 된다고 한다.

사실 필자는 좀 불안했다. 이렇게 해도 되나? 하지만 배가 출발하면서 그 불안은 해소되었다. 물결이 매우 잔잔하며, 배로 이동하는 시간이 20~30분 내외다. 따라서 바이크를 저렇게 세워둬도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필자는 배에 바이크를 실어 보는 경험을 처음 하였다. 신기하기도 하고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놀라운 시간이었다.

통영 앞바다의 풍경이다. 하늘과 바다가 산을 경계로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다.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참 잘 만든 공간이다.

긴 장마로 인해서 해를 보기 힘들었는데 해가 보이자마자 다시 그늘을 찾는 것이 인간의 습성이다.

4. 한산도 라이딩

제승당 선착장에 도착한 후 빠르게 하선하여 한산도 일주 도로를 달린다. 바이크 투어는 특정 장소를 가는 것도 목적이 될 수 있지만 역시 길을 달리는 것이 그 목적이다. 따라서 멋진 풍경과 길이 펼쳐진 곳을 선호한다. 친구의 매우 우수한 로드로 필자는 편안하게 쫄래쫄래 따라다녔다. 아무 생각 없이 풍경을 즐기는 데는 크루저 바이크만큼 좋은 것이 없다.

 

한산도 일주도로

추봉교를 통해 진입한 곳은 추봉도 곡룡포구 안쪽 마을이다. 이곳에서 싸 들고 온 도시락을 까묵고 잠시 쉬었다.

정말 잡소리가 1도 안 들렸다. 적막하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센과 치히로에 나올 법한 선착정류소

 

충무김밥 도시락 

 

 

주로 길을 달리다 보니 특정 장소 방문을 놓치고 해수욕장 사진도 없다. 우리는 달리기 위해서 한산도에 들어왔다.

그냥 길만 달리고 길만 찍었다. 바이크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일반 여행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이다.

바이크 여행은 바람을 맞으면서 길을 달리는 여행이다.

비싼 휘발유가 없어지면서 필자의 즐거움을 채워간다.

 

5 무복

모든 바이크 투어가 그렇듯이 무사 복귀를 목표로 하고 달린다.

통영-고성-동진교 방면으로 해안 도로를 타고 늦은 7시 부산으로 복귀하였다.

 

부산 강서구에 도착하였다.

꼬박 12시간을 달린 하루였다.

물론 12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린 것은 아니다.

그래도 12시간 달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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