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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다니는 것들

미라쥬250DR 바이크 여행을 마치고 복귀(경북 안동/청송 여행 마지막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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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 여행 3일 차 마지막 복귀 날이다. 안동풍경호스텔 게스트하우스는 시설은 깔끔하고 환경은 조용하지 않았다. 옆방에서 오줌 누고 물 내릴 때마다 엄청난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귀를 찢어댔다.

 

 

 

하지만 조식 준비 현황을 확인하고 곧 소음의 고통은 먹은 빵과 함께 소화되어 사라졌다. 필자는 단순해서 뭔가를 금방 잊어버린다. 그래서 이런 여행기를 저장해 놓는다. 오래되면 기억이 잘 나지 않기 때문이다.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안동에서 부산으로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역시 시동이 안 걸렸지만 게스트하우스 입구 내리막 찬스를 이용해 강제 시동에 성공했다. 힘들어하는 미라쥬250DR을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안동에서 청송을 경유, 청도를 거쳐 부산으로 복귀 코스를 정했다. 복귀 길에 볼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접하기로 마음을 먹고 달렸다. 그 첫 번째 장소는 안동 만휴정이다. 위대한 문화 유산은 드라마를 통해서 알려진다. 지자체의 엄청난 세금으로 하는 홍보는 드라마의 위력에 무기력해진다. 필자도 라이딩 피로로 무기력하다.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구한말 햇볕청년과 또다른 2명의 청년이 함께 동일한 여성에게 번식 선택을 요구하는 이야기이다. 물론 주인공은 영어 유단자다. 이 드라마 한 편으로 이곳 만휴정이라는 문화 유산은 주말마다 몸살을 앓는다. 따라서 필자는 평일에 방문했다.

 

 

조선 시대 한 유학자의 전원 주택 같은 공간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 들어가는 입구까지도 상당한 근력을 소모해야 이곳에 당도한다. 미리 알았더라면 오지 않았을 터...

 

만휴정을 관람하고 근처 제공된 변소로 향했다. 조식으로 투입된 우유의 불소화 작용으로 빠른 소화물(액체 비율이 월등하게 많은 소화물) 확인을 하던 중 발견한 문구다. 얼마나 많은 이가 세정 행위를 하지 않았으면 이런 문구 스티커를 제조하였겠능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필자는 물을 내리고 라이딩을 진행시켰다.

 

청송으로 향했다. 백석탄 계곡에 방문하기 위해서다. 청송에서 만난 길은 필자로 하여금 멈춤 상태로 전환시켰다. 조용하면서 차분한 공간에 펼쳐진 위대한 자연 유산이다. 놀라운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청송-안동-충북(단양.괴산)-영월-정선 쪽으로 이어지는 내륙의 소금강이라고 불리는 형태의 단층 계곡들이다. 모두 아름답다. 대한민국의 지형은 변화 없이 1만 년 이상 지속된 오래된 땅이다. 이런 땅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자연 풍경은 필자로 하여금 라이딩을 계속하게 한다.

백석탄 계곡에 도착한 미라쥬250DR

풍화와 침식이라는 자연현상이 빚어낸 절경이다. 역시 오래된 땅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모습에 필자는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이런 돌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 한편으로 서글펐다. 젊은 시절에는 자연 풍경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자연의 풍경은 굉장히 복잡한 정서가 결정하는 메커니즘이라 많은 정서적 경험과 삶의 경험치가 쌓였을 때 비로소 풍경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있다. 물론 개인에 따라 젊은 시절에 이런 풍경에 혼미해지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철수했다.

 

 

 

중식은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투입하고 청도 방면으로 계속 더 달렸다.

 

 

오전에만 두 번째 소화물 확인을 진행했다. 우유가 독인가?하는 생각과 함께 변소를 제공해 주신 마을 주민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운문 쪽으로 더 달려갔다.

 

 

 

 

 

 

아주 익숙한 풍경이 필자를 맞이했다. 평일이라 라이더들이 간간이 보였지만 다행히 필자를 알아보는 라이더는 없었다. 이곳에서 휴식을 취했다. 바이크 여행은 사실 어떤 바이크로 달리든 오랫동안 진행되면 피로가 특정 부위궁디로 몰린다. 자주 쉬어야 한다.

 

 

마지막 휴식지에서 또 쉬었다. 3일 동안의 바이크 여행을 잘 견뎌 준 미라쥬250DR의 내구도는 훌륭하다. 물론 그렇게 설계된 바이크다. 비슷한 제품인 대림(DNA모터스) 데이스타250은 출시 당시 어떤 라이더를 통해서 유라시아 횡단 여행을 지원해 주고 바이크를 홍보했지만, 미라쥬250은 그런 이벤트도 없이 오랜 시간 생활 밀착형 라이더들이 그 내구도를 입증하였다. 내돈내산 물론 데이스타250은 단종되었고 현재 미라쥬250도 단종되었다. 부품 수급의 이유나 국산 브랜드 제품이라는 이유로 많은 라이더의 외면을 한몸에 받는 바이크 미라쥬250, 하지만 많은 라이더가 생활 속에서 여전히 즐기는 바이크이기도 하다. 필자도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여행 3일차 경로

 

여행은 무복의 안도감으로 마무리 되었다.

운문댐에서 언양, 양산을 경유, 부산으로 안전하게 복귀하였다. 늘 그렇듯이 복귀의 안도감은 또 바이크 여행을 떠나게 하는 교착점이 발생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행위에 몰입하는 그들이 라이더인 것이다.

바이크 여행은 중독성 있는 행위 중 하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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