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에서 투어를 끝내고 이곳 게스트하우스에서 2023-05-01날 아침에 출발했다. 4월 말이면 충분한 온도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쌀쌀하다. 그래도 일찍 서둘러 출발 준비를 끝냈다. 출발 전 배터리가 메롱이라 조마조마하였지만 다행이 일발로 걸렸다. 암 걸리겠다. 이곳은 두 번째 방문한 숙박시설이다. 바이크 여행은 하루종일 바람을 맞으면서 달리는 여행이다. 따라서 저녁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는 라이더 관점에서 휼륭한 업소다. 온천이 제공되어서 탕에 몸을 담금질할 수 있다. 혈관이 팽창되어 충분하게 노곤거릴 수 있는 곳이다. 조식도 나오고 추천할 만하다.
4월 30일날 방문 예정했다가 시간상 방문하지 못한 곳이 있어서 먼저 그곳으로 달렸다. 수주팔봉이라는 곳이다. 달천이 이곳에도 흐르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출렁다리 위로 가 보지 않았다. 보호대를 끼고 등산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그렇다고 보호대를 해제하는 것도 귀찮다. 그래서 필자는 늘 멀리서 지켜본다. 게으르다. 갑자기 게으른악어라는 카페가 생각났다.
필자는 바이크 여행 중 잘 쉬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 늘 쫓기듯이 라이딩을 감행한다. 실제로 쪼낀 적도 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여행을 진행해야 편안한 이상한 강박이다. 따라서 이렇게 멋진 곳에서 오래 머물질 않는다. 시각적 정보가 입력되면 빠르게 떠난다.
그렇게 수주팔봉에서 충주호를 끼고 도는 멋진 길을 타고 도착한 카페다. 충주호의 아름다운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에 시설을 지어서 상업 행위를 진행하는 업소다. 아름다운 곳이 있다면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반드시 배설 공간과 마실 것이 필요하다. 특정 공간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여기저기서 악취가 풍기게 된다. 정해진 장소에 배설을 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수천 년에 걸쳐 입증된 사실이다.)
이렇게 야외에서 풍경을 보면서 음용수를 섭취할 수 있다. 이 얼마나 멋진가~!!
넓은 주차장과 비싼 커피값은 이런 풍경을 보면서 잊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빠르게 떠난다. 이제 단양을 경유해서 경북으로 달려갈 생각이다.
가는 길은 정말 아름답다. 바이크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필자가 수 차례 언급한 바도 있지만, 결국은 라이딩을 즐기는 행위에 불과하다. 라이딩을 오래 하다 보면 여러가지 현상이 일어난다. 라이딩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초보 라이더의 경우 긴장감에 휩싸여 주위를 잘 보지 못하지만, 중급 라이더 정도만 되어도 주위 풍광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몽롱해지면서 물아일체 경지를 맛보게 된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는다. 결국 인간과 자연은 같은 제조사 제품이라는 느낌도 외면할 수 없다.
그렇게 달려서 충북 단양에 위치한 이끼터널에 도착했다. 이끼가 없다.
이끼가 없는 이끼 터널에 오래 머물 이유가 없다. 빠르게 다시 떠난다.
단양을 지나 경북 방면으로 달려가다가 이정표를 보고 진입한 곳이다. 놀랍게도 필자가 방문하려고 저장한 공간이 등장했다. 바로 사인암이다. 특이한 자연 명소인데 어떤 블로그를 보고 나중에 한번 가 봐야지 생각했던 곳을 발견한 것이다. 실제로 눈앞에 펼쳐진 바위는 실로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침식과 융기라는 지표 현상으로 기인된 모습이다. 이런 것은 분석하면 안 된다. 그냥 보고 느끼는 것이다. 인간은 뭘 잘 몰라도 놀라운 통찰이 생기는 경우가 왕왕 있다.
잘 구경하고 다시 떠난다. 오전 내내 떠나고 있다.
필자의 경로는 경북 봉화로 설정되어 있는 관계로 축령을 넘게 되었다. 이륜차는 대부분 옛길, 고개 이런 곳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많이 달리게 된다. 행정관청이 이륜차를 보는 시각은 자전거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런 길을 많이 달리게 된다. 이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조차 지친다. 필자도 오랜 라이딩으로 지친다. 여러 가지 지침으로 인해 축령 정상에서 잠시 쉬었다.
필자가 여행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이륜차는 미라쥬250DR이다. 미라쥬는 좋은 바이크가 아니다. 비싼 바이크가 아니다 보니 소유함에서 오는 만족도는 낮은 편이다. 그런 이유로 미라쥬를 타는 라이더들조차 자신이 타는 바이크의 이름을 남들에게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미라쥬를 탄다고 나대는 편이다. 이런 생활 밀착형 쿼터급 국산 크루저지만 여행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다. 이런 고개도 넘어 멀리 달리 수도 있다. 참 대견하기도 한 바이크이다. 우짜든둥 이 대견한(?) 미라쥬250을 타고 경북 봉화에 위치한 범바위 전망대에 도착했다.
여러 매체에서 범바위 전망대는 유명한 곳이다. 필자는 영상이나 사진으로만 접했다. 따라서 직접 보고 싶어서 이곳에 왔다. 과연 5G고 지린다.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아래 낙동강이 보이는 길이 나서 전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망대 아래는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한번쯤 와서 직접 아찔함을 느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곳이다. 한참을 서서 풍경을 바라보다 안동으로 향했다. 봉화에서 안동까지는 멀지 않다. 청량산길을 타고 갈 생각이다.
아름다운 산길을 달려서 도착한 군자마을이다. 안동은 유명한 관광지로 이름난 지역이다. 조선시대 학문의 메카로 유명한 곳이라 전통, 정통의 뭔가가 많이 있는 곳이지만 바이크를 타는 필자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오로지 라이딩할 장소와 길이 이쁜가? 뿐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쁜 사진과 영상을 연출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이유로 방문을 결정했다.
일본, 중국과 다르게 대한민국의 전통 가옥인 한옥은 멋있다. 사실은 기와 형태의 지붕이 멋진 것 같다. 이곳은 광산 김씨 마을로 실제 그 자손들이 한옥스테이와 찻집 등 다양한 상업 행위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장소다. 이날은 평일인 관계로 조용히 휴식할 수 있었다.
언제 다시 와서 봐도 멋진 동네다. 그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한참을 앉아서 쉬었다.
늦은 오후에 라이딩은 이곳에서 종료되었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안동호를 끼고 도는 와인딩을 즐겼다. 네비에는 나오지 않는 곳이다. 안동 지역에 서식하는 라이더들은 잘 아는 곳이지만 필자는 지도를 뒤져서 코스를 설정하고 가서 달렸다. 그 길의 끝은 안동댐으로 이어진다. 꽤 재미있는 구간이지만 도로 관리는 안 돼서 위험한 구간도 제법 나왔다. 미라쥬250은 아퀼라300에 비해 와인딩 재미는 다소 떨어지는 기종이다.
원래 예약한 숙소에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튕기고 강제로 예약을 해지당했다. 나이 먹은 것이 서럽다. 100퍼 환급을 해 줘서 그냥 참고 다른 곳으로 급하게 섭외한 숙소다. 필자와 잘 어울리는 북카페에서 운영하는 숙소다. 이곳에서 최종 라이딩은 종료되었다. 충북에서 경북으로 이어진 라이딩 코스였다. 이제 내일은 부산으로 복귀하게 된다.
2일 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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