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들이닥친 지 제법 지난 4월, 필자는 처음으로 버그만200을 타고 장거리 라이딩을 시도했다. 필자를 보러 멀리 강원도에서 스쿠터 여행을 하시는 구독자님을 마중하기 위함이다. 베스파300 세이조르니 라이더분과 합을 맞추기 위해서 필자도 버그만200을 타고 출발했다.
라이딩 코스는 네비게이션에 의지하면 무난하게 달릴 수 있다. 대략적인 코스는 부산-김해-삼랑진-밀양-청도-경산-대구이다. 평소 지나가면서 궁금했던 새마을 공원에 잠시 멈추었다. 제법 잘 갖추어진 공원이었다. 이곳은 청도가 새마을 운동의 시발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공원이다. 익숙한 분의 동상을 보고 빠르게 대구로 다시 달렸다.
대구 오토바이 골목에 당도했다. 이곳은 대구 지역 이륜차 시장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독특한 거리다. 4년 전 미라쥬250을 타고도 왔던 곳이다. 베스파300 라이더님이 이곳 영남시트에서 시트를 성형하기 위해 대구를 경유한다는 말에 필자가 자발적으로 대구로 마중바리를 약속했다.
대구까지 잘 달려 준 버그만200, 생각보다 더 편안한 스쿠터다. 앞서 타던 막삼250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승차감과 순발력을 보여 준다. 정말 기분좋게 라이딩할 수 있었다. 버그만200과 nMax155를 두고 고민했었지만, 선택의 후회가 없어지는 순간들의 연속이더라. 최고 속도는 역시 배기량의 한계로 130km/h을 넘기긴 힘들었다. 이 정도 스피드로도 여행을 즐기는 데 큰 불편함은 없었다.
필자는 이날 베스파300 세이조르니를 처음 보았다. 피아지오의 초기 모습을 재현한 클래식 스쿠터 형태였다. 사실 GTS300, GTV300과 별로 차이는 없어 보였다. 헤드라이트 모양과 오픈 핸들, 그리고 아날로그 계기판으로 갬성을 촉발하는 디자인이었다. 무사히 대구에 도착하신 라이더님과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부산으로 다시 출발 준비를 하였다.
현재 대구에서 아퀼라300으로 유튜버 활동 중이신 '동동바이크'님이 필자와 대구에서 조우했다. 바쁘게 일하시는 분을 필자가 호출했다. 이런 행위는 극도의 친분 상태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잠시 스친 시간이었지만 반가웠다. 다음에는 동동바이크님을 보러 대구로 간다고 약속하고 서둘러 부산으로 향했다.
대구에서 부산으로 다시 향했다. 코스는 역시 동일하게 역순이다. 대구, 경산을 지나면 비교적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베스파300과 버그만200은 장르가 다르지만 같이 달리기에 충분했다. 안전하게 달리는 것이 중요하기에 우리는 차분하게 부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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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만의 휴식처 도도이꾸에서 추억을 저장하다."
이곳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준다.물론 사장님이 심심할 때 벌어지는 이벤트다.
예전에는 돈키호테1988이라는 간판이었지만, 2022년에 합법적인 거래를 통해서 오너가 변경되었다. 그래서 라이더 카페 도도이꾸라는 제목으로 바뀌었다. 젊은 사장님 또한 필자의 구독자님이었던 거시였다. 그래서 자주 방문하려고 애쓴다. 이곳에서 좀 길게 쉬었다.
긴 휴식은 목적지 도착 시간을 늦춘다. 따라서 더 어두워지기 전에 출발해야 했다. 필자는 오전/오후 버그만200으로 라이딩을 좀 길게 진행했다. 스쿠터 여행은 학실이 바이크 여행보다 피로도가 낮다. 앞으로는 스쿠터 여행도 자주 했음 좋겠다는 생각이 엄습했다. 그럼 이제 미라쥬250DR이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는가? 누군가가 필자를 찾아온다는 것은 설레는 이벤트다. 물론 상대에 따라 필자가 찾아갈 수도 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우리는 라이더라서 서로가 서로를 만난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이륜차를 타면서 즐거움을 공유하기에 만난다. 오랜만에 종이 사진에 추억을 저장했다. 이 사진은 멀리서 온 라이더에게 양보했다. 그렇게 우리는 부산으로 안전하게 도착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베스파300 라이더님은 이날을 제외하고 2박3일간 내내 우중 라이딩을 진행했다는 아쉬운 소식을 전했다. 모든 직장인은 휴가 날짜에 여행을 맞추다 보니 천기를 외면하고 운에 맡긴다. 그래도 무복의 안도감이 다음 라이딩을 기약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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