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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다니는 것들

중고 바이크 구매기(부제: 미라쥬650 PRO 기변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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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늦가을 어느 날, 당시 바린이였던 필자는 데이스타125를 타고 길을 가다가 신호 대기 중 옆으로 스며든 미라쥬650을 처음 보았다. 너무 놀라운 모습이라 실례를 무릅쓰고 질문을 투척했다.

'이거 이름이 뭡니꺼?"

필자의 기습 질문에 미라쥬650 라이더는 필자를 아래위로 훑고 난 후 엘레근트한 표정으로

'미라쥬650요'

짧게 내뱉고 곧 필자를 점백으로 만들었다. 필자는 그저 멍하니 사라지는 미라쥬650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ㅅㅂ 나도 사야지'라는 다짐은 공허했다...

 

중국에서는 신형미라쥬650이 유통되고 있다.

지금도 그때의 정서를 잊을 수가 없다. 집으로 돌아온 후 폭풍 검색을 통해서 미들급 650cc 크루저 장르의 국산 바이크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2소를 도전 후 쿼터급 라이더로서 역량을 펼치고 있었다. 사실 쿼터급의 매력이 너무 많아서 미들급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주저했다. 그런데 현재 6년 차 라이더가 된 후 모터바이크에 대해서 좀 무기력하다. 좋은 날씨면 어김없이 키를 들고 라이딩을 행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상을 제작하기 위한 목적을 제외하고는 잘 나가지 않는 나를 발견했다. 과거 젊은 시절 자동차 기변에 실증난 상태와 유사한 정서 반응이다. 이제 바이크를 접어야 하나? 하고 스스로 반문하면서 습관처럼 매물을 찾는다. 현재 타고 있는 미라쥬250 DR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생활 밀착형 바이크로 훌륭한 기종이다. 매우 편안한 바이크이며 디자인도 멋지다. 더불어 가격도 편안하다. 습관처럼 매물을 찾던 중 필자의 눈에 꽃히는 매물을 발견했다.

 

 

대전에서 발견한 미라쥬650프로

2018년 KR모터스 미라쥬650 프로 제품이다. 하필이면 판매처가 대전이다. 가격이 조금 어중간했지만 1주일간 지켜보았다. 여전히 매물이 있다. 대략 9분 정도 고민하고 판매자에게 문자를 쏘았다. 시큰둥한 반응의 답변이 돌아왔다. 얼마나 많은 자가 질러 보았는지 유추해 볼 수 있는 반응이다. 하지만 필자는 진짜로 구매하러 갔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대전의 날씨는 아름다웠다.

 

판매자는 위탁판매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였다. 조그만 오토바이 가게를 운영하시는 사장님과 함께 창고로 가서 미라쥬650을 보았다. 외관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클러치를 잡아 보고 스로틀을 감아 보고 배터리 전압 체크 등을 해 보았다. 무엇보다 엔진 필링이 매우 좋았다.

 

속으로 만족스러웠지만 겉으론 퉁명스러운 포정을 유지해야한다. 그리고 적절한 가격으로 딜을 행한 후 필자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으로 결정되었고 필자는 구매를 감행했다. 키를 받고 대전 동구에서 등록을 진행했다. 다시 업체로 가서 번호판을 장착한 후 부산으로 달렸다.

 

대전에서 부산은 적절한 거리다. 오랜 장거리 라이딩의 경력은 부산까지 힘들지 않게 달리게 해 준다. 미라쥬650을 타고 내려오면서 느낀 점은 바로 속도였다. 대전에서 부산까지 라이딩 중 만난 잘 만든 도로에서 매우 달려 보았다. 스로틀을 감아 돌리자 화가 난 듯이 튀어 나간다. x82km/h까지 확인하고 스로틀을 풀었다. 목이 꺾일 지경이었다. '아, 골로 가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정상적인 법정 규정 속도로 돌아왔다.

동동바이크 님과 아퀼라300

내려오는 길에 대구에서 유튜버로 활동하시는 동동바이크 님과 잠깐 조우하고 기변을 자랑하였다. 한때 883슈퍼로우 라이더였던 그는 미라쥬650을 매우 칭찬해 주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현재 아퀼라300 라이더지만 언젠가는 다시 미들급으로 기변하지 않겠능가 하는 합리적인 추론도 해보았다.(결국 다시 슈퍼로우로 기변) 그와 헤어지고 부산으로 달려오는 내내 사타구니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필자의 심장의 열기와 비슷한 느낌을 외면할 수 없다. 여름에 우째 타지? ㅅㅂ 이제 필자는 미들급 라이더가 되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애증의 미라쥬650이다.

삼랑진에서 필자를 알아보신 구독자님을 또 만났다. 레온치노500 오너시다. 필자도 처음 보았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멋진 바이크였다. 인사를 나누고 계속 부산으로 더 달렸다.

부산에 도착 후 기름통 랩핑을 감행했다.

미라쥬 육반을 거쳐 간 선배 라이더들의 육반을 까는 외침을 필자가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다. 필자가 미라쥬650을 구매한 기준은 최대한 최신 연식과 ABS가 반드시 탑재된 제품이었다. 매우 잘 나가는 바이크는 안전하게 멈추는 부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렴한 미라쥬650을 구매한다면 필자는 늘 자가정비 콘텐츠만 양산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고치는 것보다 타고 달리고 싶은 라이더다. 이제 미라쥬650을 타고 다니면서 멋진 풍경을 보러 다니고 싶다.

끝.

 

미라쥬 650 PRO 제원

엔진 형식 Liquid cooled DOHC 8-valve 90 ° V-twin 배기량 : 647cc 최대출력 52.8kW (마력환산 71.28마력) / 8750rpm

최대토크 : 61.8Nm / 7250rpm 변속기 : 습식다판 5단 보어x스트로크 : 81.5mm x 62mm

압축비 : 11.5 : 1 점화방식 : 퓨얼 인젝션 구동방식 : 벨트 전륜 서스펜션 : 텔레스코픽 후륜 서스펜션 : 듀얼사이드 스윙암

프론트 브레이크 : 300 Ø 듀얼 디스크 (ABS) 리어 브레이크 : 270 Ø 싱글 디스크 (ABS) 프론트 타이어 : 120/70 ZR18 59W

리어 타이어 : 180/55 ZR17 73W L x W x H : 2,352 x 847 x 1,155mm 시트고 : 690mm 휠베이스 : 1,680mm

최저지상고 : 140mm 연료탱크용량 : 16리터 공차중량 : 240kg 가격 : 80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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