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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다니는 것들

아퀼라300 바이크 여행 - 영천댐을 지나 안동으로 with 버그만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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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바이크를 타다 보면 늘 함께 달리는 라이딩 동료들이 생긴다. 같은 지역, 같은 기종, 같은 라이딩 철학 등 여러 가지 사유로 함께하게 된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다. 또한 어떤 대규모 클럽에 가입하여 팀 라이딩도 즐길 수 있다. 필자 역시 많은 분과 함께 달렸다. 이상하게 필자와 라이딩을 1회 이상 하면 대부분 연락이 끊어진다. 이유는 필자도 잘 모르지만, 아마도 신념의 충돌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분도 계신다. 오늘은 필자와 관계를 유지하고 계신 분과 오랜만에 함께 달렸다. 

 

부산에서 안동 용계리까지 라이딩을 계획하고 코스를 정리하던 중 필자에게 연락 온 분, 수년 전에 알게 된 형님이시다. 40년 넘는 라이딩 경력을 보유한 분이시다. 오늘은 이 형님과 함께한다. 스즈키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보수적인 스쿠터 버그만650을 타고 오셨다. 

 

경주IC 휴게소에 당도하였다.

 

미들급 빅스쿠터 스즈키 버그만650
40년 경력의 라이더가 바라보는 아퀼라300

 

오늘의 라이딩 코스 : 부산-양산-언양-두서-경주-영천댐-청송-안동(용계리)

부산에서 안동 라이딩 코스 

경주에서 조인을 약속하고 달렸다. 형님은 울산에서, 필자는 부산에서 출발했다. 부산에서 경주까지는 모터바이크로 대략 2시간을 달리면 당도한다. 전체적인 라이딩 시간은 4시간 30분 정도 예상하고 대략 5시간을 달렸던 것 같다. 경유지가 있고 식사도 해야 된다. 따라서 시간은 우리가 예측한 것보다 더 사용하게 된다.

 

영천댐 

경주IC 휴게소에서 최초 목적지 영천댐으로 향했다. 아마도 2018년도에 처음으로 가 보았던 곳으로 기억된다. 바이크 경력이 없는 초보 라이더 시절 팀 라이딩으로 알게 된 코스다. 이후 뻔질나게 들락거리는 장소가 되었다. 경주에서 영천댐으로 향하는 길은 매우 알흠답다. 편도 2차선 대로도 있고 평화로운 지방국도도 경유한다.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익숙해져가는 길 역시 더욱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맨날 가는 길을 달린다는 이야기다. ㅋ 

 

 

경주에서 얼마간 달려 도착한 영천댐이다. 영천댐 끼고 완전하게 한 바퀴 돌 수 있는 길은 없지만 영천댐을 경유하는 길도 아주 아름답다. 특히 벚나무 번식 시기에 오면 라이딩의 절정을 맛볼 수 있다. 이날은 시간의 압박으로 영천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였다.

 

 

청송에 도착한 필자

영천댐을 지나 계속 북쪽으로 달리면 만나는 도시는 청송이다. 주왕산국립공원 고개를 넘어가는 코스도 일품이다. 이륜차로 즐길 수 있는 와인딩 코스와 잘 만들어 놓고 차량은 달리지 않는 4차선 대로도 만난다. 국도로 즐기는 여행의 특징은 도시를 지나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청송에서 잠시 쉬어간다. 

 

이곳에서 안동은 지척의 거리다. 필자는 4시간 내외의 거리는 이제 익숙해진 터라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지만, 먼 곳으로 라이딩을 계획하는 것은 좀 더 멀리 오래 달리고 싶은 욕심이 내포된다. 시간은 이미 정오를 넘어 하루의 끝자락으로 달린다. 

 

안동에 당도한 아퀼라와 버그만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오늘의 최종 목적지 안동 용계리에 당도했다. 이곳은 700살 나이의 거대한 은행나무가 있는 곳이다. 안동 용계의 은행나무이다. 경기도 문막에 위치한 은행나무 못지않은 위용을 자랑한다. 사실 원주에 있는 반계리 은행나무를 보고 싶었지만, 작년에 원주에서 여행 일정과 시간이 부족하여 패스했다. 그 아쉬움을 이곳 안동에 위치한 은행나무로 대신한다. 

 

700년을 생존한 거대한 생명체

오랫동안 한 곳에서 시간을 견디는 것은 유독 식물만이 가지는 특징이다. 물론 이 거대한 생명체 은행나무 시간의 속도와 우리 인간 시간의 속도는 다를 것이다. 은행나무 앞에 선 필자는 나무가 뿜어내는 위용과 기운에 압도되었다. 오지고 지렸다.  이곳은 원래 나무가 있던 위치가 아니다. 인간의 이익을 위해 댐을 지었고 700년을 버텨온 나무는 이제 물에 잠기는 이벤트가 발행하였다. 하지만 700년을 버틴 나무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인간의 이익을 위해서 700년을 살아온 나무를 죽일 필요도 없다. 그리하여 인간들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여 이곳 용계리에 나무를 옮겨 심었다. 굉장한 기술과 대단한 공사였다. 그리고 나무는 이곳에 안착했고 다시 꽃을 피우고 광합성을 시작하였다. 이것이 이곳으로 사람들을 오게 하는 사연이다. 그리고 필자도 왔다. 

 

 

우리는 한동안 나무를 바라보면서 멍하니 앉아 있다가 부산으로 다시 출발했다. 

모든 동식물은 태어나면서 시간을 할당받는다. 부여받은 시간을 모두 사용하면 이 세상에서 로그오프가 된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치다. 인간은 불과 1백 년도 살 수 없는 생명체지만, 매우 멀리 이동할 수 있다. 걸어서, 혹은 탈것을 타고 멀리 갈 수 있다.  필자는 여행의 수단으로 모터사이클을 선택했고, 또 이날은 같이 달리는 익숙하고 친근한 대상과 함께 달렸다. 40년을 달렸지만 계속 달리고 싶은 라이더와 짧은 경력의 라이더가 많은 이야기와 시간을 공유했고 추억도 공유했다. 그것이 아마도 모터사이클을 타는 이유가 아닌 가 싶다.  

 

그리고 부산까지 무복했다. 

 

 

아퀼라300, 버그만650이 함께한 안동라이딩 1편 -Flame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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