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끝자락에 문득 하동으로 향하고 싶었다. 2019년도 미라쥬250을 타고 삼성궁과 청학동을 방문하면서 지났던 길이다. 매우 아름다운 길이고 자꾸 생각나는 길이더라. 오래된 정보는 갱신을 위해서 재자극을 요청한다. 그래야 기억이 유지된다. 그래서 다시 달렸다.
부산에서 하동까지 경로는 당일로 다녀오기 무난하다. 편도 4시간이 넘는다면 고민을 해 봐야 한다. 다행히 하동까지는 3~4시간이면 여유롭게 다녀올 수 있다. 이번에는 야마하 쿼터급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 MT03을 타고 달렸다. 아퀼라300을 타고 가면 훨씬 편하지만, MT03은 훨씬 재미있다.
이날 날씨와 이동경로의 풍경은 실로 몽환적이다.
횡천에 도착하였다. MT03 연비는 평균 24km정도 나온다. 장거리 여행은 아퀼라가 훨씬 유리하다. 아퀼라는 평균 연비가 35km까지 나온다. 하지만 이날은 MT03이 타고 싶었다. 더욱이 아퀼라300 순정 핸들 상태라면 오히려 MT03이 더 편하다. 아퀼라는 니그립이 안 되는 관계로 장거리 여행 시 손목 통증이 발생한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용 크루저 핸들로 변경하면(8cm이상 높이) 아퀼라로 즐기는 바이크 여행은 그야말로 유유자적의 편함을 맛볼 수 있다.
하동호는 작은 호수다. 필자가 경험한 호수 중 충주호는 120km가 넘는 둘레를 자랑하고, 합천호의 경우도 완전 한 바퀴 도는데 50km 이상을 달려야 하지만, 하동호는 완전히 한 바퀴 도는데 채 20분이 걸리지 않는다. 그야말로 조용하고 한적하다. 이 길은 청학동과 삼성궁으로 이어진다.
하동호 중간에 위치한 나본마을이 이날 필자의 목적지다. 마을에서 꾸며놓은 시설인데 매우 아름답다. 정서적, 생물적 배설과 환기가 가능한 공간이다. 또한 이런 풍경 속에서 스스로 사유하는 시간을 마련해 보는 것도 바이크 여행의 목적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더불어 군데군데 배설 공간을 마련해 노상방뇨를 예방한다.
한 바퀴 돌아서 하동호 입구 쪽에 도착했다. 다시 긴 시간을 달려서 부산으로 가야 하지만, 아름다운 사실은 바이크 여행은 긴 시간을 달리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달리는 거리가 길수록 행복한 시간도 길어질 것이다.
FlameShin- MT-03 바이크 여행 -하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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