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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다니는 것들

미라쥬250DR로 달린 지리산 단풍길(with 레블500, GSX-S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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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포스팅하는 바이크 여행기다. 필자의 포스팅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의 여행은 가을에 중점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유는? 라이더들에게 가을이야말로 시즌의 절정을 깨닫게 해주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시즌과 계절은 같은 말이다. 바람의 윈드. 팀 투어로 진행했으며 부산에서 출발해서 지리산 정령치까지 이어지는 기나긴 당일 바이크 여행기다.

 

이번에는 팀라이딩이다.

"출발지 : 부산현대미술관 오전7시 "

일찍 일어나는 새는 피곤하다.

필자 팀 말고 다른 팀도 이곳에서 출발하는 모양이었다. 스포츠 바이크로 이루어진 라이딩 팀이었다. 늘 그렇듯이 출발은 설레임과 함께한다. 그래서 또 떠날 수 있다. 일단 정령치를 네비 목적지로 설정하고 경유지로 "지안재",오도재","지리산조망공원" 순으로 설정한 후 라이딩 순번을 정하고 부리나케 출발했다. 로드마스터는 필자로 결정되었다. 배기량이 제일 작은 관계로 부득이하게 결정되었다.

 

 

긴 라이딩 코스

부산에서 출발해서 진해-마산-내서를 지나 함안에 도착했다. 첫 번째 휴식이다. 다른 말로 담배탐이다. 필자는 절연가지만 나머지 라이더들은 애연가다. 따라서 그들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 적절한 시간마다 니코틴 공급을 요구한다. 필자는 바이크에 올라타면 보통 3시간까지는 첫 휴식을 취하지 않고 달린다. 그 후 2시간 간격으로 휴식하는 편이다. 이런 라이딩 습관에 미라쥬250DR이 잘 견뎌 줄까? 의문을 가져 보지만 기존의 미라쥬250구형 바이크들도 잘 견뎠으니 250DR도 잘 견딜 것으로 판단되었다. 미라쥬로 장거리를 가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라이더도 일부 있지만, 사실 정비만 잘되어 있다면 별문제 없다. 브랜드나 배기량에 관계없이 정비 상태가 메롱이면 퍼지는 것은 동일하다.

 

함안에서 출발해서 두 번째 휴식처 산청에 위치한 가야역사관 주차장이다. 역사적 이벤트 건물에 딸린 주차장인데 방문객이 없다 보니 텅 비어 있는 공간에 바이크들을 세우는 데 무리가 없어 자주 애용하는 휴식 공간이다. (물론 변소도 잘 구비되어 있다)

미라쥬250DR을 타고 팀 투어에 참여하면 늘 느끼는 것이지만, 껍데기만 놓고 보면 참 그럴싸하게 어울린다. 이것은 할리와 같이 간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미라쥬 디자인이 주는 무게감이 상당하다. 이렇게 생각해야지 팀 투어 참여하는데 무리가 없다. 역시 니코틴 공급과 입도바이가 진행된다. 각자의 바이크 이야기 등등. 필자는 이곳에서 스즈키 GSX-S1000을 잠시 타 보았다. 스로털 잘못 감았다가 골로 갈 뻔했다. 미친 야생마 같았다. 리터급 스포츠 바이크의 압도적인 출력이 필자의 사타구니를 더 조이게 만들었다. 다시는 타지 말아야지 GSX-S1000을 타시는 형님은 30년 가까이 스포츠 바이크만 고집하시고 지금도 스포츠 바이크만 타신다. 존경스럽다. 필자에게 맞는 스포츠 바이크는 MT-03이 딱인 것 같았다.

 

 

스츠키 GSX-S1000

그렇게 입도바이를 타다가 다시 진짜 바이크를 타고 지안재로 향한다. 이 모든 지휘는 필자가 했다. 뿌듯했다.

 

이날 지안재의 자전거와 바이크가 뒤섞여 엄청난 분위기를 자아내는 광경에 망연자실하고 빠르게 오도재로 출발했다. 가을인데 여름 벌레들이 헬멧에서 생을 많이 마감했다. 그럼 우리는 휴지로 그것들의 죽음을 닦아낸다.

 

 

지리산 제1관문이라고 칭하는 오도재를 넘어서 도착한 지리산 조망공원이다. 보통 요기까지 일정을 잡고 부산-지안재-오도재-조망공원까지 훑고 가면 시간상 딱 좋다. 하지만 우리 팀은 이날 정령치까지 가기로 마음을 먹은 관계로 더 달리기로 했다. 이때가 벌써 오후1시가 넘어갔다.

조망공원에서 다시 마천-산내를 지나서 뱀사골-달궁으로 향하며, 정령치로 이어지는 화려한 지리산 단풍길을 만날 것을 기대하고 달려나간다.

하지만 시간이 이미 2시가 다 되어가는 분위기여서 산 채로 먹을 수 있는 비빔밥집 앞에서 멈추었다. 전라도에 가까워지면 음식이 맛있어진다. 이유는 잘 모르지만 다양한 식자재가 멋진 풍미를 자아낸다. 필자의 식도락 수치가 낮은 관계로 음식 사진은 없다.

 

 

그렇게 뱀사골을 지나 화려한 가을 단풍이 절정인 지리산 와인딩을 통해서 정령치에 당도했다. 미라쥬250DR은 249찌찌다. 무난하게 지리산을 오를 수 있다. 라이더가 화만 안 내면 125찌찌도 오르는 데 무리가 없다. 정말 많은 인파와 차량이 혼비백산이었다. 하지만 모터사이클은 무난하게 진입할 수 있다. 주차 단속 요원들도 바이크는 별도로 통제하지 않고 안내를 일삼는다. 이날은 미세먼지로 인해서 장거리 스캔 감도는 다소 떨어졌지만, 정령치에서 보는 지리산은 언제 보아도 새롭다. 이런 것을 맛보기 위해서 라이딩이라는 행위를 자행한다. 그렇게 우왕좌왕하다가 지리산을 하산했다.

 

 

산내면을 지나 주유소로 향했다. 간혹 노란 주유소만 고집하는 라이더가 있다고 한다. 옥탄가가 좀 더 높다고 하는데 필자는 둔감해서 잘 모르겠다. 미라쥬는 일반유 세팅이다. 고급유를 넣어도 문제는 없다. 라이더의 미라쥬 사랑이 극대화될 수 있다. 미라쥬250DR의 연비는 리터당 35정도 나왔다. 아퀼라300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부산으로 돌아가는 길은 단풍철 행락 차량과 뒤엉켜서 결국은 야간바리로 변질되었고, 우리는 그렇게 무사하게 부산으로 진입했다.

 

저녁 8시 넘어서 부산으로 진입했다. 필자가 자주 가는 만덕 노상 우동집으로 향해서 라이딩 크루들과 우동 한사바리를 때리고 집으로 무복했다. 또 우동 사진이 없다. 쿼터급 크루저로 달린 장거리 라이딩이었다. 필자를 알아보시고 길에서 우연히 만난 라이더들과 연락이 닿아서 함께 기분 좋게 달린 하루다. 라이더가 라이더를 만나면 방갑다. 그래서 함께 달리고 싶어 한다. 그 바이크가 고성능 바이크든 미니 크루저든, 함께 달릴 수 있으면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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