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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다니는 것들

원주에서 포항까지 여정 (부제:아퀼라300(GV300S) 가을 바이크 여행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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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는 하루다. 비를 맞으며 부산에서 천안까지 달려 충청도를 지나 이제 원주에서 기상했다. 안개로 인해 기상상태가 메롱이다. 

 

1. 원주에서 인제로...

가을 여행 3일차로 접어들었다. 목표한 충청도 지역을 클리어하고 원주에서 숙박을 진행하였다.

원주 외곽에 위치한 또아리 게스트하우스에서 기상 후 출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펼처진 장관을 보자

 

강원도는 기상이 급변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런 안개가 연출된다. 온도 차이가 심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분위기는 좋지만, 시계를 방해하는 안개는 라이더들의 적이다. 어제 같이 놀았던 복실이와 처절한 이별(?)을 하고 속초로 향한다.

가는 경로는 원주 - 홍천 - 인제로 세팅해서 이동한다.

영문도 모르고 도착한 홍천문화예술회관 앞이다.

원주에서 아퀼라300을 타고 속초로 가는 길은 대략 2시간 정도 예상하면 된다. 쿼터급 바이크로 달릴 수 있는 최고 속도는 물리적으로 정해져있다. 따라서 주행하는 평균 속도는 부담없는 속도로 달리시면 된다. 필자의 경우 80-x10 정도로 달린다. 속도를 갈망하는 바이커가 아니라 다행이다. 만약그랬다면 리터급 수퍼바이크를 타고 누가 누가 빨리 골로 가나? 라는 내기로 삶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게 된다.

필자가 지나온 길이다. 전체적인 도로의 흐름은 아주 양호하다. 평일 낮 지방도는 밀도가 낮다. 그래서 라이딩이 더욱더 즐겁다. 강원도의 길과 산세는 늘 압도적이다.

 

 

잠깐 달린 것 같은데 벌써 인제에 당도했다. 원주에서 논스톱으로 달려서 도착한 곳이다. 궁디와 손목의 피로도 증가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인제에 있는 휴게소이다. 곧 페업할 것 같은 분위기 탓에 얼른 제품을 구매하고 신속하게 나왔다. 주변 풍경을 바라보다가 문득 소양강을 발견했다. 휴게소를 지나가는 소양강을 잠시 보았다.

 

 

바이크 여행 중에 만난 소양강을 바라볼 수 있는 한적한 도로, 휴게소 아래 쪽으로 나있는 구도로의 모습이다. 넋 놓고 멍때리기 좋은 공간이다. 인제터널이 개방되면서 이쪽 길(가넷고갯길)은 대부분 자전거 여행을 하시는 분들이 지나다니는 것을 목격했다.터널을 지나 곧장 달려서 원통을 지나고, 미시령 옛길로 달릴 수 있다.

 

 

2. 미시령 옛길.

보이는 저 산을 넘어야 된다. 미시령 터널이 개방되면서 미시령 옛길은 특별한 목적있는 탈것들만 오고 간다.

미시령 옛길이 시작하는 지점에서 만반의 준비 오줌누기 를 마치고 미시령 옛길 와인딩을 상상하면서 설레기 시작한다.

필자는 고개를 넘을 때 늘 설렌다. 하지만 얼마 달렸나? 설렘은 곧 분노와 아쉬움이 뒤섞여서 반복되는 탄식만 연방 쏟아내는 장면이 연출된다.

 

태풍으로 차단된 미시령 옛길

아,ㅅㅂ 미시령

지난 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도로 유실이 발생했고, 필자는 와인딩을 못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모든 것은 충동적으로 여행 경로를 설정하는 필자의 까르마다. 르까프가 아니다. 미시령만 아니라면 굳이 이번 여행에서 강원도 쪽으로 방향을 잡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우짜겐노. 아퀼라300을 돌리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생각만 들었지 실행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강원도 9개령 중 3개의 '령'이 강원도 고성군에 밀집되어 있다. 한계령, 미시령, 진부령. 가장 가까운 곳은 진부령이다. 일단 속초로 가고 싶은 생각에 가장 쉬운 선택, 미시령 터널을 관통했다.

미시령 터널을 통과하자 마자 만난 울산바위, 잠시 풍경을 보자. 압도적이다.

율산바위촬영휴게소에서 바라본 울산바우

미시령 옛길 와인딩에 실패한 분노는 울산바위의 위풍에 사라졌다. 필자는 원래 이렇다. 산만하기 때문에 금방 잊어먹는다. 미시령 터널 관통 후 만난 휴게소 '울산바위촬영휴게소.' 한때는 많은 인파가 밀려와서 사진을 저장하던 장소였지만, 지금은 영화 세트장 같은 묘한 분위기만 남아있다. 여기 오줌을 누고 다음 장소로 빠르게 이동한다.

3. 정동진 헌화로

이날 필자는 미시령 와인딩 후 논스톱으로 부산까지 달릴 생각이었다. 미친듯이 달리면 8~9시간이면 당도할 수 있다. 하지만 미시령 옛길 와인딩 실패를 만회하려는 욕심 탓에 다른 곳으로 발통을 돌렸다. 동해 쪽에는 국내에서 유명한 해안도로가 있다. 그 중 한 곳인 '헌화로.' 망설임 없이 헌화로로 달렸다. 그리고 늦은 중식을 해결하고 헌화로로 향하는데...

 

유명하다고 주장하는 동태탕

헌화로는 강릉의 행정구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동진에서 가는 길이다. 정동진 고개를 넘어서 헌화로로 향하는데 어떤 차량이 쌍라이트를 날리더라 "이기 머지?" 뭔가 불길한 신호다. 과거 도로 단속을 하는 폴리스의 위치를 서로 알려주는 운전자들의 암호같은 신호였지만, 이날은 다른 목적으로 날린 것 같았다. 계속 달렸다. 그리고...

아, ㅅㅂ 죽겠네 ㅜㅜ

헌화로 입구에서 만난 익숙한 차단 바. 파도가 높아서 차량 운행이 금지되었다. 이제 그 쌍라이트의 의미가 이해되었다. 도보로 잠시 이동 후 확인했는데 실제 파도가 도로를 점거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무서웠다. 공포는 인간의 모든 것을 빠르게 포기로 유도한다.

 

인증샷만 남기고 도망치듯이 남쪽으로 향했다.

 

4. 새천년해안도로

두 번째 실패로 멘탈이 걸레가 되는 지경에 이르니 부산 복귀보다 또 다른 곳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새천년민주당해안도로  헌화로에서 빠르게 이동하면 40분이면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오후를 훌쩍 넘어서 저녁을 향하고 있었다. 새천년해안도로는 삼척에 위치한 해안도로다. 필자가 예전부터 궁금했던 곳이고, 2번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했다. 아퀼라300의 엔진에 불을 붙이는 심정으로 스내칭을 해댔다.

 

 

새천년해안도로 

 

결국은 당도해서 달려보았다. 역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필자는 남해, 서해, 동해 등지의 이름난 해안도로를 다 달려보았다. 개인적으로는 고성, 남해가 기억에 남았다. 낮은 파도와 잔잔한 바다. 이날 새천년해안도로의 파도는 거의 밥상을 엎을 기세로 도로로 돌진하는 장면이 수차례 목격되었다. (영상참조)

이곳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다음 목적지를 생각하다가, 이쯤되면 부산 당일 복귀는 포기 쪽으로 기운다. 따라서 새로운 목적지 장호항에도 가 볼 생각에 아퀼라300위로 궁디를 올린다. 이곳에서 멀지는 않았다. 대략 30분정도면 도착이 가능한 거리다.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항구와 해안선이 있는 곳이다.

강원도에서 만난 경상도 라이더 

5. 장호항과 경상도 라이더 만남

장호항에 갈 목적으로 달리는 중에 강원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경남 창원에서 오신 CBR500R라이더 한 분을 만났다.

"어데가능교?"

"아, 저는 창원으로 복귀 중입니다.어데로 가시는데예?"

"아, 저도 부산으로 복귀 중임더" 강원도에서 들려오는 경상도 사투리는 이렇게 방갑다.

휴게소에서 커피를 한 잔하고 서로 관심없는 각자의 안부를 확인하고 안라를 기원해주고 빠르게 장호항으로 달렸다.

 

장호항 해변 
장호항에서 아퀼라300

장호항은 조용했다. 아무런 이벤트도 없고, 항구마저 조용한 곳이었다. 주말에 북적거리는 분위기가 아니고 평일 늦은 오후 분위기는 한가로웠다. 항구가 아름답다는 것을 잘 이해 못 하는 필자는 잠시 항구를 둘러보고 부산으로 복귀를 서둘렀다.  '아 ㅅㅂ 괜히 왔네 ㅜㅜ'

 

 

혼다 CBR500R 과 아퀼라300S
늦은시간에 투입된 저녁 

그런데 장호항에서 부산으로 복귀 중에 만난 경상도 라이더를 다시 만났다. 잘 뻗은 직발 도로는 자동차 전용 구간이라 와인딩을 해야 되는 구도로로 다시 가고 있다고 하였다. 결국은 두 번째 휴게소에서 동행에 극적인 합의를 하고 같이 달리기로 하였다. 이때가 17시를 넘기고 있었다. 결국 필자는 포항에 숙소를 예약하고 창원 라이더분은 야간라이딩을 감행할 생각이라고 하였다. 포항까지 길고 어두운 라이딩과 늦은 석식을 함께 하고 헤어졌다. 타지에서 타인과 함께하는 것도 바이크 투어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늦은 시간 숙소에 도착하였다. 동빈나루 게스트하우스다. 이번이 3번째 방문이다. 저녁 12시가 넘어서 창원 라이더분이 톡이 왔다 "무복했습니다" 다행이다. 이제 필자는 셧다운한다. 이날은 정말 많은 이벤트를 진행한 길고 피곤한 하루였다. 다음날에는 호미곶을 좀 돌아보고 부산으로 복귀할 생각이다.

 

아퀼라300 바이크여행 3일차 [FlameShin]

 

아퀼라300 바이크여행 3일차 EP2 [Flame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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