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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다니는 것들

아퀼라300타고 다시 떠난 강원도 바이크 여행 1일차(부제: 부산에서 속초까지 해안도로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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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를 타고 장거리(400km이상)를 한 번 다녀왔다면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떠날 수 있게 된다. 물론 시간과 비용이 준비가 된다면 말이다. 바이크 여행이란 것은 일단 몸이 익숙해져야 한다. 기종에 관계없이 피곤한 여행이다. 하지만 자동차로 장거리 운전하는 것과는 또 다른 쾌락이 엄습한다. 그리고 그 쾌락에 중독된다. 그래서 또 떠나게 된다. 

 

"미완의 퀘스트를 완료하러 다시 바이크 여행을 떠나 보자." 

 

2021.06 미시령 옛길이 열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래서 허둥지둥 준비해서 작년 가을 바이크 여행에서 실패한 라이딩, 미시령 옛길과 강릉에 위치한 헌화로로 달렸다. 부산에서 속초까지는 대략 470km. 생각해 보면 당일도 가능하다. 새벽5시에 출발해서 최적화된 도로로 미친 듯이 쏴대면 속초에 오후쯤 도착한다. 그리고 후딱 미시령 옛길만 돌아보고 다시 부산까지 미친듯이 달리면 대략 밤 11~12시에 부산에 떨어진다. 이기 뭐하는 짓인가?  우리는 달리는 배설물 생성기에 가까운 생명체다. 따라서 적절한 시간에 적당한 공간에 뭔가 쏟아내야 한다. 상기에 제시된 방법은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완료했을 때 비용(?)이 지불되거나 굉장한 보상 이벤트가 발생한다면 가능한 짓이다. 필자는 이런 짓을 가끔하는 라이더다. 

 

어떤 이는 퇴근을 하고 어떤 이는 여행을 떠나는 장면

 

이번 여행은 박투어로 설계하고 시행하였다. 일단 출발은 미시령 옛길과 헌화로 클리어를 목적으로 하고 달린다. 따라서 바이크 여행에 들어갈 시간의 총량은 계산하지 않고 출발했다. 그래야 잼있다. 일단 코스를 보면

 

부산에서 속초까지 경로

부산은 대한민국의 동남쪽 끝에 위치한 대도시다. 속초는 동북쪽 끝에 위치한 소도시다. 그 공간을 자동차 전용도로가 섞인 7번 국도가 연결해 준다. 그래서 이번에는 최대한 해안도로를 따라서 올라가보기로 한다. 이러면 도착 시간은 늦어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해안도로를 달렸다. 

 

호미곶에 도착한 아퀼라

아침 8시에 포항에 도착하였다. 호미곶 광장에는 일찍 일어난 새들이 많이 보였다. 여긴 해가 뜨는 곳이다. 하지만 이미 해는 떴다. 그래서 아침을 먹을 요량으로 멈추었다. 라이딩이 시작된 지 3시간 만에 궁디를 바이크에서 내려놓았다. 사람은 뭔가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바이크는 시간당 평균 50km 정도 이동 가능하다. 구간이나 도로에 맞는 속도가 있지만 평균적인 거리를 50km로 잡으면 좋다. 400km라면 라이딩 시간을 8시간으로 잡으면 된다.  포항, 강구, 영덕에 위치한 해안도로를 찾아서 달리면 순간순간 황홀한 풍경을 접하게 된다. 동해안 해안도로는 익숙한 공간이지만 늘 새롭다. 망향로의 해안도로는 특히 아름다운 길이다.  물론 계속 해안도로로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잘 구성된 7번국도의 위용

해안도로를 벗어나 7번 국도를 달리면서 만난 투어러 골드윙 라이더들을 잠시 따라 달려보았다. 평균 130~140 내외를 유지하는 속도로 추정되었다. 쿼터급 바이크로 달리는 130-140은 엔진의 능력치를 80-90퍼를 사용하고 있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연비가 떨어진다. 100-120이 제일 편안한 속도다. 

 

평균 2시간을 달리고 10여분을 휴식한다. 최대한 편의점을 찾아서 쉬어 보려 애쓰지만, 풍광이 좋은 곳에서 그냥 쉬기도 한다. 바이크 여행에서 동해안 해안도로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은 가벼운 흥분 상태를 유도하고 주말에 도로는 골병이 든다. 

 

 

멀리 장호항이 보인다.

삼척에 위치한 장호항을 바라보고 한 장면 저장했다. 이곳은 필자가 가을 바이크 여행 때 방문해 본 곳이다. 역시 모든 장면은 멀리서 바라볼 때 가장 이상적인 풍경으로 저장되는 것 같다. 

 

 

(옥계)금진해변 앞
헌화로 라이딩

그렇게 달려서 문제의 장소 강릉 헌화로에 당도했다. 이곳은 대한민국에서 아름다운 길로 소문이 난 도로다. 동해안의 바다 위를 직접 달리는 듯한 착각을 줄 정도로 바다와 가깝다. 바다를 메워서 만든 인공도로다. 따라서 너울성 파도로 고통받는 도로이기도 하다. 계속 더 달리면 정동진 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정동진 해수욕장의 라이더들
정동진 해수욕장 배설 공간 앞

 

일요일 오후라 많은 라이더와 인파로 붐비는 정동진에 당도했다. 참으로 징그럽게 달린 시간들이다. 오랜 시간 같은 도로를 달리다 보면 몽환적인 상태로 진입하게 된다. 마치 바다와 나의 자아가 합쳐지는 느낌적인 느낌이다. 

 

"미시령 옛길에서 만난 라이더."

강릉을 지나서는 해안도로를 포기하고 빠르고 잘 닦인 4차선 도로 위를 달렸다. 아퀼라의 엔진이 낼수 있는 모든 속도를 확인하는 마음으로 스로털을 감았지만, 부산에서 출발하기 전 누군가와 약속한 시간은 이미 훌쩍 넘었다. 

 

 

필자의 아퀼라에 탑승해보시는 AGCamp님

미시령 옛길 입구에서(인제 방면) 1년 만에 만난 아퀼라 라이더님(AG Camp)이시다. 이 분은 현재 부시크래프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시는 포토그래퍼이다. 아퀼라가 이어 준 인연이 이렇게 같이 달리게 한다. 필자가 무려 1시간이나 늦었지만 환하게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신다. 출발 전 경기도 포천에서 고성 쪽에서 모토캠프를 계획하셨다고 들었다. 하여 필자가 같이 라이딩을 요청해서 급하게 이루어진 이벤트다. 긴 라이딩은 나무 그늘 밑에서 종료되었고 서로 다른 아퀼라의 멋진 모습과 잡소리 나는 아퀼라 엔진에 관해서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함께 미시령 옛길을 달렸다.

 

미시령 옛길을 달리는 필자

더디어 모든 퀘스트가 완료되는 순간이다. 미시령 옛길은 한계령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의 도로로 유명한 곳이지만 강원고 고성군의 관리 하에 도로가 오픈된다. 따라서 부산에서 사전에 확인하고 기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년 태풍으로 인한 피해 복구가 2021.05.31에 완료되었다. 2021.06 현재는 통행이 가능한 상태이다. 

 

 

미시령 옛길 울산바위 전망대에서

이 길이 유명한 이유는 아마도 울산바위 때문이 아닌가 싶다. 미시령 옛길에서 바라보는 울산바위의 웅장함은 실로 오지고 지린다. 도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고성군의 모습도 일품이다. 이런 풍경은 서울, 경기, 강원도 라이더들에게는 일상 같은 모습이지만, 필자처럼 부산에 거주하는 라이더가 이채롭고 아름답게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제 여행 1일차 일정은 종료되었다. AG Camp(사월, 정원에서 하는 캠핑)님과 함께 속초 편의점으로 향하기로 한다.

 

 

커피는 필자가 사고 김밥과 과일은 AG Camp님이 구매했다.  AG는 April Garden의 이니셜로 생각된다. 우리말로 사월정원이다. 아름다운 네이밍이다. 이분은 이제 아퀼라를 처분하고 로얄엔필드의 히말라얀을 구매하실 생각임을 밝혔다. 여러 가지 이유로 기변을 생각하신다고 하였다. 아퀼라를 여행 도구로 사용하는 필자와 달리 커스텀과 모캠을 주력으로 하시는 AG님에게는 아퀼라가 다소 맞지 않는 모양이다. 뭐 영원한 것이 어딨겠능가. 이런저런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각자의 여행 경로로 이동하기로 한다.

 

 

AG Camp님은 모캠 장소로 떠나고 필자는 숙소로 달렸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바이크를 타면 계속 보지 않겠능가 생각해 본다. 

 

 

속초, 더 하우스 

부산에 계시는 센터장님의 친절한 배려 덕분에 속초 "더 하우스" 게스트하우스의 1인실로 예약이 완료되었다. (금2.5 / 조식제공) 이렇게 2021.06 강원도 바이크 여행 1일차 라이딩이 완료 되었다. 이제 향후 며칠 더 강원도 외 타지역을 달려 볼 생각이다. 2일차 바이크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 안전하게 말이다. 

 

 

FlameShin 아퀼라300 바이크 여행 1일차 라이딩 에피소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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