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서 목포로 향하여 바이크 여행 3일차 아침,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준비해 주신 빵을 먹고 장비를 챙겨 출발하려는데, 필자를 공포스럽게 만드는 게하 사장님의 짧은 외마디
"으메 비와요~~!!!"
아~! 떠나기 전 날씨 관련 정보를 최대한 수집하고 취합해서 결정한 여행이었지만, 천기를 간파하는 것은 이룰 수 없는 꿈인가? 하는 생각에 라이딩 포기 각인가? 싶었다. 레블500 시동을 걸고 잠시 기다렸지만 빗방울은 더 무식하게 떨어진다. 필자의 기대도 떨어진다.
목포에서 출발해서 무안을 경유, 영광으로 향하는 길 역시 해안도로를 따라 달려가 보기로 결정했다. 이번 여행은 무모하리만큼 해안도로를 찾아서 달렸다. 여수 해안도로만큼 긴 경로를 찾기는 힘들었지만 나름 운치있는 곳에 당도할 수 있었다.
"평범한 어촌으로 달린 특별한 여행 복길선착장"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도착한 곳이다.
전라남도 무안군 청계면에 위치한 복길 선착장에서 외길로 계속 달려 만난 곳이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곳이며 이곳 바다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피플들이 사는 곳이다. 이들이 필자를 볼 때는 수상하거나, 한심하거나 둘 중 하나다. 신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각이다.
바이크 여행에서 많은 장소와 길을 만난다. 처음에는 유명한 곳을 찾아다닌다. 누구나 아는 곳, 누구나 선호하는 곳. 하지만 수년을 달리면 새로운 곳을 알고 싶어진다. 다른 말로 싫증난다고 한다. 필자는 이렇게 여행을 하고 다닌다. 평범한 마을이지만 특별한 마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 마을 저 마을을 기웃거린다. 마을에는 대부분 한 곳에서 오래 거주하신 주민들이 생활을 하고 있다. 각자 생계를 위해서 열심히 고함도 치며 그물도 던지는 모습을 서서 한참 보았다. 생활하는 자가 아닌 관찰하는 자의 입장에서 보았다. 그러면 정서적인 배설은 완료된다. 그럼 곧 떠나게 된다.
이제 무안을 떠나 영광 쪽으로 계속 달린다. 목포에서 출발할 때와는 다르게 아주 쾌청한 날씨로 변경되었다. 기분도 좋고 라이딩도 즐겁다. 바이크 여행에서 날씨는 여행종합지수에서 60% 이상을 차지한다.
무안국제공항을 지나 톱머리 해수욕장도 잠시 구경하고 더 위로 달린다. 라이더들이 도전하는 무모한 것 중 777루트라는 것이 있다. 7번 국도와 77번 국도로 이어지는 도로인데, 대한민국을 크게 한 바퀴 도는 라이딩이다. 여기에 시간 제한을 두고 달리는 것이다. 주로 시간이 부족한 라이더들이 특별한 연휴를 이용하여 많이 행한다. 그럼 본인은 뿌듯해지고 보는 이는 부러워진다. 물론 필자는 체력도 저질이고 시간도 많기 때문에 구간을 끊어서 이렇게 나름대로의 경로로 이동 중이다. 팔자는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좋다. 아마 777루트를 4년에 걸쳐 끊어서 천천히 여행한 것 같다. 그렇게 무안을 경유해서 달려 영광에 진입해서 백수해안도로 시점에 도착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백수해안도로"
폭우를 만나 더 아름다운 길 해안도로와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로 달렸다.
2018년 막삼250을 타고 방문한 이후 2번째 방문이다. 멋진 길과 풍경을 촬영하고 있는데 하늘이 심상치 않게 변하더니 곧이어 폭우가 쏟아진다. 이 정도면 여행 포기 각이다. 10월에 여름 같은 소나기가 쏟아진다. 부랴부랴 비를 피할 곳을 찾았다. 카페는 문을 닫고 열어주지 않았고, 비를 그냥 다 맞고 있었다. 안에서 서성거리는 직원놈들을 목격했다.
결국 문을 열어 주지 않은 카페 주차장에서 비를 피했다. 개문을 허용하지 않은 이유는 "영업 전" 이라는 것이다. ㅅㅂ 그래도 지나가는 여행객이 급비를 맞으면 비를 피하게 해줄 수 있을 법도 한데 외면당했다. 그 충격으로 다시는 백수해안도로를 찾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고 있는데 비는 더 쏟아진다. 점점 초췌해지는 모습으로 변한다. 견딜 수가 없어 근처 공공배설 공간에서 비를 피했다. 변소에서 많은 양을 쏟아내고 나니 비가 멈추었다. 이제 정 떨어진 백수해안도로를 달려 백제불교최초도래지로 달렸다.
필자가 아주 좋아하는 곳이다. 사찰은 아니지만, 사원 같은 분위기의 장소다. 조용하면서 안정감을 주는 장소다. 이곳에서 심리적인 안정을 좀 취하다가 영광을 떠났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전라북도로 향했다. 원래 용담호를 찾으려고 했지만 전북으로 더 올라가면 내려오는데 시간이 더 쏠린다. 이런 충동적인 설정은 여행 기간을 늘린다. 충동적이면서 안정적인 여행을 위해서 일단 근처에 있는 담양으로 달렸다. 해안도로가 지겨워질 때쯤 생각난 메타세콰이어 길이다. 담양에는 메타세과이어 길도 유명하지만 전라도 라이더들의 성지 "담양프로방스"가 있다고 들었다. 바이커라면 유명한 곳보다 라이더들이 많이 가는 곳을 가야 된다.
비를 피하느라 점심을 놓치고 식당도 애매하여 길에서 점심을 때운다. 사실 이것은 필자의 안 좋은 여행 습관이다. 식도락이 특별하게 없는 관계로 이런 식으로 끼니를 잘 때운다. 장점은 비용과 시간이 절감되고 단점은 영양 섭취에 취약하다. 이렇게 앉아서 잠시 쉬어 본다. 아침에 목포에서 출발해서 무안, 영광, 담양까지 다 온 것 같았다.
"전라도 라이더들의 성지 메타프로방스"
상업시설의 결정판
영광에서 1시간 남짓 달리면 도착하는 곳이다. 매우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여행이 길어지면 피로도 같이 누적된다. 이곳에서 전라도 라이더들을 볼 수 있었다. 전북, 전남, 광주 등지에서 오는 모양이다. 담양에 있는 상업시설 밀집공간이면서 쇼핑공간으로 보였다. 남해에 있는 독일마을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필자도 카페 옆에서 캔커피를 마시고 길에 앉아서 쉬었다. 이곳에는 라이더 카페는 없다. 이제 유명한 메타세콰이어 길을 달려 남원으로 향하기로 결정한다. 남원은 지리산과 가까운 곳이다. 3일차 여행은 남원에서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을 한참 달렸다. 큰길 말고 옆으로 빠져 작은 길을 달려야 이런 길을 만난다. 정말 담양이 끝나는 행정구역 끝까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식재되어 있었다. 신기했다. 이런 길은 오래 달리면 공간 감각이 다소 느긋해져서 제자리를 반복해서 달리는 느낌이다. 담양에서 남원은 멀지 않다. 4차선 직선 길을 달려서 남원 시내로 진입했다.
남원에 도착했다. 남원 시내 관광도 나름 볼만한 곳들이 제법 있다. 춘향이와 이도령 그리고 변학도의 삼각 관계의 슬픈 사랑 이야기의 도시 남원이다. 춘향이 테마공원도 있도 나름 아름답고 멋진 곳이다. 도시의 분위기에 맞에 한옥게스트하우스에 귀거했다.
남원 뜰아래 게스트 하우스 1일 숙박 - 3만원이고 조식없다.
충격적인 것은 저녁에 화장실 문을 잠가 놓는다. 야간 배설을 위해서는 휴대용 배설기 "요강"을 별도로 준비하거나 노상에서 해결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제 4일차 여행은 지리산을 달릴 예정이다. 기대가 되지만 쉽게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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