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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다니는 것들

아퀼라300 충전바리에 관하여... (부제: 공회전 충전과 주행 충전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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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계절적 특성은 낮은 온도로 생물군 전체를 움츠리게 한다. 곰을 잠재우고 모터사이클의 박대리님도 잠재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필자처럼 아랑곳하지 않고 겨울에도 계속 타고 다니는 라이더도 많이 있다고 한다. 직업적 필요에 의해서, 혹은 라이딩을 금하는 것을 견딜 수 없어서 달린다. 필자는 후자에 속하는 라이더 같다.

 

 

기장으로 달려온 아퀼라와 필자

 

1. 충전바리

우리동래에서 출발하여 기장을 경유하고, 다시 동래도 회귀하는 속닥한 라이딩을 즐겨 보았다. 일명 충전바리라고 한다. 원동기의 상태를 원활하게 해 주고 박대리님을 충전하기 위한 근거리 라이딩의 총칭이다. 오랜만에 바다를 보고 따뜻한 볕을 즐기는 좋은 시간이다. 빠르게 주행하면서 아드레날린에 흠뻑 취하는 것은 겨울에 해서는 안 되는 짓 중의 하나다. 아퀼라300은 그런 용도의 바이크가 아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바이크다. 작은 엔진의 미약한 고동감을 매우 집중하여 느끼면서 집중할수록 고동감은 증폭되어서 나중에는 할리처럼 느끼게 된다. 달리는 그런 모터바이크다. 평화로운 크루징이 주는 잔잔한 고동감은 삶의 근심을 서서히 분해하여 사라지게 한다.  이것이 진정한 충전바리의 정서적인 목적이다. 

 

 

2. 공회전 충전방식(아이들링, idling)

이번에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자. 목적이 이륜차의 배터리를 충전함에 있다고 한다면? 굳이 달릴 필요가 없다. 시동을 걸고 대략 30분 정도 공회전 상태로 유지하면 배터리가 충전된다. 기계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서 배터리의 납전지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그 역할을 하는 작은 발전기 부품인 얼터네이터(제네레이터)가 모터사이클에 장착되어서 동작된다. 이 메커니즘은 주행과는 관계없이 진행되는 방식이다. 자, 이렇게 되면 문제가 없나? 이런 상태를 문제라고 언급하기엔 다소 이상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불리한 조건, 혹은 가혹한 조건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다시 한번 살펴보자.

 

- 연료 낭비다? - 공회전 상태에서 배기는 촉매변환장치 효율이 나쁘다. 따라서 오염 물질이 배기로 나오게 된다. 물론 크다란 경유차량보다는 훨씬 미약한 수준이다. 흡입된 공기가 연소되고 오염된 상태로 배기로 나오게 되어서 지구의 환경에 안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행정구역에 따라서 단속까지 하는 지자체도 있다. 시동을 걸면 전자식 분사방식인 인젝션 타입의 ECU가 혼합 비율에 맞게 계산을 한다. 이때 주행하지 않고 정차된 상태라고 하면 흡입되는 공기양이 다소 부족하다. 따라서 연료를 더 많이 연소하게 된다. 엔진의 시동 상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엔진에 좋지 않다? - 공회전 상태의 엔진은 평균 2000rpm 미만으로 동작하게 된다. 아퀼라는 1700~1800rpm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엔진은 많은 기계 부품이 서로 맞부딪히면서 작동하는데 이때 소음과 마찰열이 발생한다. 그래서 윤활제(엔진오일)를 사용하여 그 조건을 완화한다. 이것을 도와주는 부품이 오일펌프다. 오일펌프는 엔진의 회전 수에 맞게 동작한다. 즉 알피엠이 높아지면 당연히 펌프율이 높아져서 신속하게 엔진의 헤드 부분까지 오일을 퍼올려서 윤활을 극대화한다. 이렇게 엔진을 보호하는 시스템인데, 정차 상태에서는 엔진오일의 순환율이 떨어진다. 따라서 엔진은 가혹한 조건을 맞이하게 된다. 오랜 시간 공회전은 엔진 부품을 조금씩 손상시킨다고 하여 "혹사시킨다"라고 표현한다. 시내 주행에서 정차 시간이 길어지는 교통 환경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런 주행 조건에 자주 노출되는 차량은 엔진오일을 자주 갈아 주라고 매뉴얼에 나와 있다. 그런데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서 일부러 30분 동안 공회전을 시킨다는 것은  스스로 바이크 엔진 상태를 가혹한 환경으로 만들게 된다는 꼴이다.  물론 2주에 한 번씩 30분 정도 공회전하는 것이 무슨 큰 문제가 되겠나? 하면 필자는 할 말이 없다. 가능한 자신의 모터바이크를 가혹한 상태로 만들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주행할 수 없다면 차라리 배터리를 탈거하고 보관 후 시즌이 ON돼서 다시 바이크에 배터리를 연결 후 기타 점검을 하고 운행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모든 선택은 라이더의 몫이다. 그래도 가끔 이렇게 달릴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한테 마련해 주면 바이크도 좋고 라이더도 좋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 충전바리는 사랑입니다. "

충전바리의 고민을 아퀼라300라이딩으로 극복하는 Flame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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