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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다니는 것들

미라쥬250DR 마지막 충전 바리 (귀산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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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늦 겨울 마지막 충전바리로 귀산에 다녀왔다. 

진해해양공원 앞

바이크 취미를 가진 라이더라면 누구나 시즌을 원한다. 많이 타고 많이 달리면 즐겁기 때문이다. 필자도 그렇다. 하지만 천기에 저항할 수 있는 인간은 없기에 2월 초에는 가까운 곳으로 달려가 보았다. 겨울에 늘 가는 코스다. 동쪽으로는 간절곶과 해운대 방면으로 이어지는 일광 정도. 서쪽으로는 안골과 진해를 이어 주는 해안도로 코스 정도다. 이것도 수 년을 반복하면 무덤덤해진다. 자극이 안 되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 봐야 한다. 이제 말을 타고 달리는 수밖에 없다는 건가?

 

 

 

안골로부터 진해해양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은 비교적 여유롭게 달릴 수 있는 코스다. 여기서 발통을 돌려서 집으로 돌아가면 아쉽다. 그래서 좀 더 달려볼 생각으로 문득 생각난 귀산으로 향했다.

 

 

귀산해안도로

귀산은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곳이다. 필자가 바린이 때 구형 미라쥬250을 타고 주로 밤에 많이 달려갔던 곳이다. 마창대교 야경이 멋있다는 이유로 마.진.창 라이더들이 우후죽순으로 모여드는 곳이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부산 라이더들까지 달려가는 곳이다. 여름날 밤에 한정된 공간에 바이크가 많이 모이면 바이크 굉음이 일반인들에게 짜증을 유발할 수 있다.

 

 

언제 봐도 겨울 바다는 아름답고 미라쥬25DR은 이쁘다. 이것이 필자로 하여금 아직도 이륜차를 사타구니에 끼우고 달리게 하는 이유다. 사람들은 여러 취미를 가지고 각자 정서적 배설을 진행하고, 또 그것이 나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필자도 아직까지 바이크를 타고 다닌다. 인간은 멀리 가지만 빨리 못 가는 동물이다. 그래서 반드시 탈것이 필요하다. 필자는 탈것으로 바이크를 선택해 생활 용도, 그리고 정서적 배설을 위한 용도로 여기저기로 라이딩을 즐긴다.

 

마창대교 아래 미라쥬250DR

미라쥬250DR은 필자와 인연이 닿은 지 아직 1년이 안 된 차량이다. 하지만 굉장히 오랫동안 타고 다닌 느낌이다. 완벽하게 좋은 차량은 아니지만, 딱 필요한 기능과 딱 필요한 힘, 딱 필요한 감성을 제공해 주는 바이크다. 갑자기 필자에게 엄청난 유동성이 공급되어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면 크고 아름다운 수입 바이크를 타고 이런 라이딩으로 정서적 배설을 진행하겠지만, 그런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필자가 현재 취미를 위해서 나라에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활동은 미라쥬250 정도가 최선이다. 그래서 더욱 더 부담 없고 편안하다.

 

귀산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막다른 길이다. 이곳에서 멀리 마창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경이로운 곳에는 언제나 상업 시설이 들어선다. 공간을 사유화하여 비용을 받고 사람들에게 휴식을 제공해 주는 상업 행위를 한다. 사람들이 모이면 마시고 오줌 싸고 쉴 곳이 필요하니 당연한 현상이다. 2천 년 전에도 그랬다.

이렇게 정서적 배설이 완료되면 집으로 돌아간다. 부산에서 이곳까지는 미라쥬250을 타고 1시간30분이면 여유롭게 다녀갈 수 있다. 물론 더 빠른 속도와 더 큰 배기량으로 가면 빨리 갈 것 같지만 미라쥬와 비슷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빨리 달릴 필요가 없다.

 

무복샷

그렇게 귀산에서 부산으로 복귀했다. 오늘도 변함 없이 안라 무복을 달성했다. 2023년에는 경상도 지역을 벗어나 광역 라이딩에 좀 더 집중해 보고 싶다. 가능하다면 말이다. 국토 면적이 얼마 되지 않는 대한민국이지만, 작은 바이크로 여행을 즐기기에 거리도 충분하고 공간도 많다. 바이크 여행은 아무 생각 없이 휘발유를 태워서 공간을 이동하는 행위에 불과하지만, 그 과정에서 엄청난 생화학적 변화가 초래된다. 그리고 목적한 곳에서 바이크에서 내릴 때 발생하는 안도감이 또 바이크를 타게 만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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